황혼(黃昏)
하루 걸음 힘에 부쳤는지
강화 마니산에 기대어 한숨 돌리는
노을
희끗희끗
잔설 남은 어스름 아래
고깃배
발걸음이 바쁘다.
인적은 끊기고
산새 울음이
수은등 되어 나를 비춘다.
산다는 것이 향(向)함이라면
우리의 발길은
각자의 몫일진저
차가운 적막을 견디지 못한
꽃잎이
고요를 깨고 아내의 눈물처럼
어깨에 떨어진다.
하루가 生의 이음임을
늦은 나이에 깨달았으니
더 수용(受容)하고
더 비워내어
자유를 그리워 해야지.
행복은
떠나야만 실체를 볼 수 있음을
후회하며
눈 감으려는데
술 취한
뻐꾸기 한 마리 궁상을 떤다.
뻐꾹 뻐꾹
뻐꾹 뻐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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