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바람
내게 그리움이 있다면
아직도 목숨 건 사랑
여태
못 해봤기 때문이리.
채색의 山
그 산
줄기 사이를 달리는 바람
그 낙엽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가라는
실낙원의
응징.
하
내 것이라 믿었던 것 중
남은 것은
결국
홀로임을
왜
이제야 알게 되는 것일까.
그래도,
어둠 일찍 오는
가을 밤
가슴앓이
가난한 가슴 옷깃 여미며
어둑한 골목길
그 아픔으로
마른 눈물 찔끔거리며
기다려 보는
사랑 한 번 해 보고 싶다.
찬 기운에 툭 떨어져 방황하는
낙엽이 되고 싶다.
누군가 보내오는 문자나 메일을
돋보기 없이는
볼 수 없는 이 나이에
이런 목마름
그것이
죄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