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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시월 그리고 그믐달

 

시월 그리고 그믐달

 

동에서 서으로 잔잔한 떨림

황홀한

푸르름의 채색

 

졸던 그믐달

놀라

더딘 걸음에 몰골이 창백하다.

 

몰랑의 외침에

산은

늦은 화장 하느라 부산을 떨고

 

밤새 내려오던

물 자락

모퉁이 돌아 숨 고를 때

 

속없는 산 까마귀 까악 까악

울어대니

골짜기도 덩달아 바람이 인다.

 

그대로 두어라.

 

만고풍상(萬古風霜) 다 겪은

저 달도

말 없이 사위는데

 

보이는 것도

들리는 것도

 

있음도

없음도

본래의 모습이 아니다.

 

상관치 마라.

 

쉰일곱

시월은

그렇게 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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