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 갑사에서
너무 고우면 눈물이 나더라
무심코
찾아온 계룡 갑사.
어깨를 스치며 떨어지는
낙엽 한 잎
그
무위(無爲)
오직
겁(劫)과 찰나(刹那)가 존재하는
그
적막(寂寞)
적막에 놀란 계룡산이
옷을 벗고 달리고
나도 벗어
달리고
마실 온 바람까지 덩달아
달린다.
빛도 보이지 않고
어둠도 뵈지 않는
무상(無常)
사륵 사륵 사르르
옷 벗는 소리
사사삭 사삭 사사삭
누군가
밤새
떠나는 소리.
공주 갑사 무심한 그 인연
고와
너무 고와
눈물이 나더라.
- 시작노트 -
無爲- 자연에 따라 행하고 인위를 가하지 않는다.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 아집을 버리고 순리를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