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툰 자작詩

계룡 갑사에서

계룡 갑사에서 

 

너무 고우면 눈물이 나더라

무심코

찾아온 계룡 갑사.

 

어깨를 스치며 떨어지는

낙엽 한 잎

무위(無爲)

 

오직 

겁(劫)과 찰나(刹那)가 존재하는

적막(寂寞)

 

적막에 놀란 계룡산이

옷을 벗고 달리고

 

나도 벗어

달리고

 

마실 온 바람까지 덩달아

달린다.

 

빛도 보이지 않고

어둠도 뵈지 않는

무상(無常)

 

사륵 사륵 사르르

옷 벗는 소리

사사삭 사삭 사사삭

누군가 

밤새

떠나는 소리.

 

공주 갑사 무심한 그 인연

고와

너무 고와

눈물이 나더라.

 

- 시작노트 -

 

無爲- 자연에 따라 행하고 인위를 가하지 않는다.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 아집을 버리고 순리를 따른다. 

           

'서툰 자작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낙엽  (0) 2008.11.19
가을 기도  (0) 2008.11.13
단풍  (0) 2008.11.05
시월 그리고 그믐달  (0) 2008.10.30
콩에게  (0) 2008.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