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노고단 운무가 아름다운 것은
구름이
섬진강에 닿아있기 때문이다.
노고단 구름은 슬픈 아름다움
섬진강 흐른 물은 아픈 그리움.
아~
천 만년 다져진
노고단
한스런 흙 부수고 일어선 자여!
때 되면 초목은
꽃 피우고
잎도 피우는데
나는
왜
그처럼 살 수 없을까.
산 아래
매화랑 벚꽃이 흐르는
강물에
차마
부끄러운
내 영혼 던져 버리고저.
꽃에 묻힌
저 강이 말없이 흐르는
이유는
노고단이
그 안에
앉아있기 때문이다.
언제쯤
노고단이 원(願)없이
울어
섬진강에
고운 배 한 척 띄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