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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야근시간에

 

 

야근 시간에

 

여행 경비도 넉넉히 주지 못했는데

작은딸 승연이가

동남아 여행을 다녀오며

 

던힐 담배 2보루와

발렌타인 위스키 1병을 아빠 선물이라며

사 왔다.

 

밤새

하늘 바닷물을

강원도 인제와 평창 땅에

쏟아 부었다.

 

어이 할거나

처절하게 울먹이는

아낙

 

어이 할거나

담배만 뻑뻑 피우며 주름진 눈가를 훔치는

농부

 

먹장 구름 속에서

밤새

천둥이 지랄하고 번개가 염병한다.

 

어떻게 살 것인가?

눈은 아린데

잠은 오지 않고

 

책장에 둔

양주와

감춰둔 담배는 잘 자고 있을까?

 

어느

의자 아래에서 주운 라이터로 담배를 피우며

문득

승연이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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