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말 잊어버렸기 때문에.
당신을 보고도 고개 돌린 이유는
울렁거린 가슴을
주체할 수 없기 때문이에요.
당신께 편지 한 장 못 보낸 이유는
밤새
썼다가 지우다 보니
아직
한 줄도 쓰지 못함 때문이에요.
당신께 전화 한 통 못 드린 이유는
수화기에 당신의 목소리 들려오면
더
말을 이어갈 자신이 없기 때문이에요.
저 언덕에 앉아있는
바위는
한결같아
시인은
바위를 노래했지만
나는
안으로 타드는 바위보다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가 될래요.
삭풍과 태풍에
잎이 지고
가지가 부러져도
애련(哀戀)의 숨은 얘기들을
하나 둘
잎으로 날려
밤하늘 작은 별이 되게 할래요.
그러나,
진정
당신께 고백을 못하는 까닭은
사랑한다는
그 말을 잊어버렸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