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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해당화-2

 

해당화-2

 

수키,

너를 못 본 지 어언 40년이 지났다

언제가

꿈속에서 만난 적 있지만.

 

살던 곳 바닷가였지

꽃다운 열여섯

 

해당화 꽃처럼 예쁘고

열매처럼

당찬 아가씨.

 

가시 수북한 해당화 다발을

내게 내밀며

꽃이 된 너

 

붉은 꽃 같은

웃음

 

감출 수 없는 향기는

 

향긋한

젖 내음.

 

어느 날

너는

객지로 떠났고

 

가시 같은 소문이

여린 내 가슴을

눈물 나게 찔렀다.

 

첫 사랑

해당화

 

그 꽃잎

한잎 두잎 바람에 날리어

잊혀 버렸다.

 

그런데

문득

반백의 나이에

 

장봉도 해변

누군가 기다리는 해당화를 보며

 

아내 몰래

생각한다.

 

어디쯤 가고 있는지

어떻게 변했는지

 

 

너의 머리에도 서리가 내렸을까

웃으면

내 가슴을 울렁이게 했던 볼우물

 

아직도

메워지지 않고 그대로 있을까.

 

수키,

그리워한다.

 

 

- 시작노트 -

2012년 7월 서울 연신내에서 만나다.

장봉도는 인천 영종도 국제공항 삼목부두에서 배로 약 40분 거리의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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