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툰 자작詩

징검다리

 

 

 

징검다리

 

동백꽃 지거든 

그때

가세요.

 

날 

차가운데

어디를 가시렵니까.

 

그래도

가셔야 하신다면

 

행여

냇물

만나시거든 

 

밟고

건너가세요

 

기꺼이

당신 

징검다리 되겠습니다.

 

냇물

아직

얼었으면 좋겠지만

 

물소리에

지난밤

잠 못 이룬걸요.

 

그러니 

예쁜 발

젖지 않게

 

밟고 

건너시다

 

고운 모습

물에

비치거든

 

동그랗게

동그랗게

돌 팔매질 하여

 

남은 정

하나 둘

 지우고 가세요.

 

머잖아

재너머엔

남풍이 분다는데

 

그래도

가셔야 한다면

부디

 

동백꽃 지거든

그때

가세요.

'서툰 자작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동진에서  (0) 2006.01.14
눈 내리는 날  (0) 2006.01.10
지천명(知天命)의 마음은 풍경(風磬)이다.  (0) 2006.01.02
귀향(歸鄕)  (0) 2005.12.30
홍어회  (0) 2005.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