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牛馬처럼 걷는 서울 여행

10월 마지막 날, 경복궁 돌담길 걷다.

 

 

언제 : 2023년 10월 31일 화요일

어디 : 광화문 - 경복궁 - 청와대 - 광화문

 

 

오랜만에 서울 나들이 나왔다.

전철에서 남산을 보니 스모그로 시계(視界)는 좋지 않지만

남산 단풍이 곱고, 시청역에 내려 광화문까지 걸어가는데 북악산, 인왕산,  세종로 가로수가 물들어

한 폭의 풍경화다.

 

 학창 시절과 직장생활 추억이 골골이 박혀있는 광화문 골목길,

지금은 사라진 광화문 명다방, 덕수 제과점, 학원들이 많아 젊은이들이 많았던 골목길

광화문 옛 현대 건설 사옥 후문이 자물쇠로 잠겨있어 허무했다.

 출근하여 매일 아침 순두부찌개, 라면 등으로 속을 풀었던 식당들도 사라져 조금은 생소한 골목이지만

내 속엔 그대의 모습들이 빛바랜 체 남아있다.  

 

 얼마 전 광화문 월대 터에 다시 월대를 복원했다는 뉴스를 보았는데,

아직도 월대 바닥 공사 중이고,

광화문 현판도 다시 옛 한자 광화문과 검은색 현판으로 달아놓아 예스러움이 더했는데,

매주 화요일은 경복궁 휴궁일이라네.

 

그래서

생전 처음으로 곱게 단풍 든 경복궁 돌담길을 한 바퀴 걸으며 사진을 담는다.

 

 

월대의 '옛 모습'은 고종 때인 1866년이다.

재위 4년 차 고종이 14세였기에 흥선대원군이 섭정하던 그 시절

흥선대원군은 왕권 강화 목적으로 조선 건국 시에도 없던 월대를 경복궁 중건 시 새로 만들었는데,

일제강점기 광화문 앞 전찻길 건설로 일제에 의해

훼철되었다. 

 

광화문광장의 조성과 재구조화를 놓고 역사학자 간 극심한 국론 분열을 겪었단다.

광화문 광장은 수용하되

월대 복원의 필요성은 의심했다. 월대 복원은 그만큼 논쟁적 사안이었다. 

 

 

측면에서 본 광화문과 월대

 

 

 경복궁 휴궁이지만

고운 단풍 따라 청와대까지 걸어보기 하여

 경복궁궐 동쪽 담장을 따라 동십자각을 지나고, 경복궁 동문인 건춘문과 국립민속박물관도 지나 

삼청동 오르막길을 오르니 앞에 청와대 춘추관과 춘추문이 보인다.

 

 

청와대 춘추관

 

어린 시절 

세검정 혹은 삼청동 올 일 있어 청와대 가까이 버스를 타고 지나긴 했지만,  

청와대 동쪽 춘추문에서부터 청와대를 지나 서쪽 영빈관까지는 보통 국민은 통행금지 구역이라

오늘 생전 처음으로 그 살벌했던 청와대 대로를 걷는다니

가슴이 설렌다. 

 

 

청와대 대로

좌측 경복궁 뒷담길 따라

동쪽 춘추문에서 청와대 정문을 지나 서쪽 영빈관까지 지나는 길이다.

경복궁과 청와대 휴관이라 사람이 없는가?

단풍은 곱게 들었는데,

정작 이 아름다운 길을 혼자 걸으니 헛웃음이 나온다.

 

 

청와대 정문

청와대 역시 오늘은 휴관이라

청와대 담장에 전시된 사진들을 핸드폰으로 담아 올린다.

 

 

 

청와대 소개 

 

 

청와대 본관

 

 

 

 

 

청와대 본관 접견실

 

 

 

청와대 본관 대통령 집무실

 

 

 

청와대 본관 무궁화실

 

 

 

청와대 관저

 

 

 

 

 

청와대 상춘재

 

 

 

 

 

청와대 상춘재 숲길

 

 

 

청와대 침류각

 

 

 

청와대 오운정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

 

 

 

청와대 영빈관

 

 

 

 

 

옛 수궁(守宮)터인 지금 청와대가 위치한 지역은

옛날부터 풍수지리학상 길지(吉地)로 알려져 890년 전인 고려시대에 이곳에는 남경의 이궁이 있었다.

그러다가 조선시대 경복궁이 창건되면서 이곳은 경복궁의 후원이 되었으며,

그 뒤 1868년(고종 5)에 경복궁이 중건되면서 융문당·융무당·오운각 등의 건물이 들어서고

과거시험이나 무술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또한 이곳은 농사가·국사의 근본임을 일깨우기 위해 왕이 손수 가꾸던 8 배미의 논이 있던

역사적으로 유래가 깊은 장소이기도 하다.

 

1910년부터 경복궁을 조선총독부의 청사 건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후원에 있던 건물들을 다 허물고 이곳을 공원으로 조성하였고, 총독관사를 새로 지어 7·8·9대 총독이 사용했다.

일본인들이 여기에 관사를 지은 것은

조선 왕권의 상징인 경복궁을 가로막아 그 앞에 청사를 짓고 그 뒤편에는 총독관사를 지음으로써

조선왕실의 기를 누르고 풍수지리학상 용맥을 끊어 민족정기를 말살하여

이 나라를 영원히 지배하고자 했던 것이다.

 

 

 

경복궁 북문 신무문(神武門)

 

 

 

청와대 앞 대로 단풍 

 

 

 

 

 

청와대 대로 서쪽 끝 

 

 

 

1985년 만들어진 봉황 분수대와 정 와대 영빈관

 

아직도 

5 공화국 잔재가 잔뜩 묻은 봉황 분수대와 안내문이 보란 듯 남아 있다.

 

 

 

 

 

경복궁 서쪽 담장길

 

 

경복궁은 휴궁일이었지만,

덕분에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을 출발

경복궁 동문 건춘문을 지나 청와대 정문 건너편의 경복궁 북문 신무문과 경복궁 서문 연추문을 지나

다시 경복궁 정문 광화문에 섰다.

비록 

화장실이 없어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란다.

 

덕수궁 돌담길은 몇 번 걸어보기도 했지만

경복궁 돌담길을 한 바퀴 걸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는데, 오늘 나는 걸었다.

 

일흔이 지나 생전 처음으로 걸어서 경복궁 돌담길 따라

경복궁을 한 바퀴 걸었고, 청와대 입장은 못했지만 한 때 살벌하여 일부러 고개를 돌렸던 청와대 정문에 서서

잠시나마 역사의 영욕을 돌아본

의미 있는 날이었고

곱게 물든 경복궁 둘레와 청와대 대로 단풍길과 낙엽 떨어진 거리를 가슴 설레며 걸었다.

그리고

오늘은 2023년 10월 31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