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牛馬처럼 걷는 인천 여행

(인천) 인천대공원 백범광장과 호수공원의 가을

 

언제 : 2023년 10월 28일 토요일

어디 : 인천광역시 남동구 정각로 29

 

 

어느새 10월이 끝나가고 있다.

아직도 얄팍한 낭만이 남아있는지 지난밤 밤새 뒤치다꺼리다 주섬주섬 카메라 배낭에 넣고

커피를 담아 새벽길 나섰다.

 

인천 지하철 2호선 인천대공원역에 내려 공원 남문을 들어서니

도로 양쪽 벚나무는 이미 옷을 벗어 나목이 된 도로를 가벼운 차림으로 달리는 사람들과 

양쪽 인도의 흙길을 따라 많은 사람이 호수공원을 향해 걷고 있다. 

내가 일찍 온 줄 알았는데------

 

백범 광장 진입 도로 우측엔 은행잎이 바람에 우수수 날리고

좌측엔 마로니에 잎이 붉게 물들어 곱다.

 

 

 

백범광장 입구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 눈 덮인 광야를 걸어갈 때는

不須胡亂行(불수호란행) - 함부로 어지럽게 걷지 말라

今日我行蹟(금일아행적) - 오늘 내가 걸어간 이 발자국은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

서산대사(西山大師)

 

이 서산대사의 시를 백범 김구선생이

조국분단을 막고 통일된 나라를 세우기 위해 결행하셨던 남북연석회의를 전후하여

자주 쓰신 글이다.

 

 

 

 

 

 

 

 

 

 

 

 

 

 

 

 

 

 

 

 

 

 

 

 

 

 

 

 

 

 

 

백범 동상을 돌아보고 나오는 길

좌측에 노란 은행잎이 곱고 우측 마로니에 나뭇잎은 붉게 물들어 코끝이 알싸하다.

언제, 어디서 이런 가을 낭만에 젖어볼 수 있겠는가

오늘 이 자리에 서 있음이 행복이다.

 

 

 

 

 

 

 

 

 

물안개 피어오르는 호수공원

 

 

 

 

 

 

정말 오랜만에 해뜨기 전에 밖에 나오니

 전철도 복잡하지 않고 졸리기는커녕 오히려 기분이 상쾌하네

인천대공원 진입로 양쪽 벚나무는 이미 잎이 다 진 나목이라 고운 벚단풍 볼 수 없어 아쉽기도 하지만,

그러나

호수공원에 오면 달라진다.

물안개 피어오르는 환상적인 풍경과 호수를 가운데 두고 우거진 숲길엔 햇살에 반사된 오색 단풍이 곱고,

숲 속 야생화 꽃잎 위에는

새벽이슬 맺혀 영롱하고 단풍잎 위에는 촉촉이 젖어

이 아름다움을 본다는 것은 행복이지만 나 혼자 본다는 일은 슬픔이다.

 

부귀와 영화는 오래가지 않는다

가난과 설움 또한 오래 머무는 것 아니다. 지나고 보면 잠깐이었다.

세상 모든 것은

때가 되면 저절로 사라지는 것이다. 

 

11월 초순 지나면 이 고운 단풍도 져 버릴 터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