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 2023년 10월 2일 월요일
어디 : 인천 서구 정서진남로 95
아내랑 목포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며늘아기 만삭으로 목포여행에서 빠진 아들이 두 살 손자가 마음대로 뛰어다니며 놀 수 있는
드림파크를 오후에 다녀오자기에 나섰네
며늘아기는 곧 태어날 둘째로 배가 두둥실한데
그러나
가을꽃도 보여주고 잔디밭에서 멋대로 뛰어다닐 두 살 손자를 위해 드림파크에 도착하니
하필 쉬는 날이네.
이왕 밖에 나왔으니
방향을 바꿔 정서진 광장에 도착하니 추석 연휴라 사람이 많아 좋았지만,
오직 직진만을 고집하는 두 살 손자 뒤 따라다니는 일이
아주 힘든 일임을 실감하지만
행복하네.
정서진(正西津)
강원도 강릉에 있는 정동진(正東津)의 대칭 개념으로
서울 광화문을 기준으로, 정서 쪽에 있는 지역을 의미하며, 현재는 인천광역시 서구에 위치해 있다.
경인아라뱃길 갑문과 멀리 강화 마니산
경인아라뱃길 전경
경인아라뱃길
정서진 풍력발전기
정서진 노을종
소나무 둔덕 옆에는 조약돌 모양의 거대한 조형물이 있는데,
종 모양을 형상화한 가로 21m, 높이 13.5m 조형물의 이름은 ‘노을종’이다.
고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지었다는데, ‘노을’을 줄이면 ‘놀다’를 의미하는 ‘놀’이 되는데
놀이가 가지는 장난스러움을 함께 표현하고 있단다.
손자가 연못을 내려다보고 있어 뒤쫓아 가니
아하!
놀고 있는 물고기를 보고 있었네
할머니랑 물고기를 보는 손자
두 살 손자와 아들 그리고 만삭의 며늘아기
노을종 아래 아들 내외와 손자
정서진 노을 종소리
저녁노을이 종소리로 울릴 때 나는 비로소 땀이 노동이 되고
눈물이 사랑이 되는 비밀을 알았습니다.
낮에는
너무 높고 눈부셔 볼 수 없던 당신을 이제야 내 눈높이로 바라볼 수가 있습니다.
너무 가까워 노을빛이 내 심장의 피가 됩니다.
저녁이면
길어지는 하루의 그림자를 근심하다가 사랑이 저렇게 붉게 타는 것인 줄 몰랐습니다.
사람의 정이 그처럼 넓게 번지는 걸 잊었습니다.
종이 다시 울려면
바다의 침묵이 있어야 하고 내일 해가 뜨려면 날마다 저녁노을이 져야 하듯이
내가 웃으려면 오늘 울어야 한다는 것을 이제 압니다.
지금 내 피가
생명의 노을이 되어 땅 끝에 번지면 낯선 사람이 친구가 되고 애인이 되고 가족이 됩니다.
빛과 어둠이 어울려 반음계 높아진 노을 종이 울립니다
-이어령-
정서진 노을
정서진 노을과 억새
영종대교
영종대교와 정서진 노을
정서진
벗이여
지지 않고 어찌 해가 떠오를 수 있겠는가
지지 않고 어찌 해가 눈부실 수 있겠는가
해가 지는 것은 해가 뜨는 것이다
낙엽이 지지 않으면 봄이 오지 않듯이
해는 지지 않으면 다시 떠오르지 않는다
벗이여
눈물을 그치고 정서진으로 오라
서로의 어깨에 손을 얹고 다정히
노을 지는 정서진의 붉은 수평선을 바라보라
해넘이가 없이 어찌 해돋이가 있을 수 있겠는가
해가 지지 않고 어찌 별들이 빛날 수 있겠는가
오늘 우리들 인생의 이 적멸의 순간
해는 지기 때문에 아름답고 찬란하다
해는 지기 때문에 영원하다
- 정호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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