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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내 안의 다이아몬드

 

 

내 안의 다이아몬드

 

 

아내는

당신은 돈은 못 버는 사람이라고 언제가 쉽게 던졌던

그 말

옳은 듯싶어 대꾸도 못했지

 

이젠

건강도 지키지 못해

자정 넘은

 어둔 병실 

침침한 두 눈으로 링거액 떨어지는 숫자

이유 없이 똑똑 세는데

어머나 깜짝이야

 

세상에서 세 번째로 크다는 86 케럿 다이아몬드를 이스탄불 토카피 궁전에서 보았지만

그보다 더 아름다운

이 세상에서 가장 광채가  아름답게 빛난 다이아몬드가

내 앞에 있네

 

요리조리

두 눈을 가장 광채가 좋은 방향에 맞추니 오묘한 광채의 황홀함에

가슴이 벌렁벌렁

 

자정 지난 시간이지만

돈 못 번다는 아내에게

 이 기쁜 소식을 전하며 난 이런 사람이야 거둘 먹거리고 싶지만 

안될 일

 

순간순간 발광하는 다이아몬드는 미련 없이 

주사관을 통해 방울방울 내 혈관으로 들어와 내 안에 쌓이기에

나 혼자만 알고 있으리

 

언젠가 필요하면 꺼내어 요긴하게 쓸 수 있고

언제든

아내가 궁핍하게 보이면 꺼내어 아내 손에 아무 말없이 그득 담아 주리

 

내 삶에

이렇게 살맛 나는 시간 있었을까

아내에게 자신 있고 여유로우며 세상이 아름다운지

 

하나님께선 내게 욕심부리지 말라고

그 아름다운 다이아몬드를 물방울화 하여 내 안에 그득히 채우시는

놀라운 기적

 

어둔 병실

자정 지난 시간

나만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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