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 2020년 12월 9일 수요일
어디 : 인천광역시 강화읍 신문리 587
고려 고종 묘인 홍릉을 돌아보고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막 버스가 출발하여
덕분에 걷고 싶었던 국화저수지 둘레길 걸으며 철새 오리들의 영리함도 보고 강화 산성 서문과
강화도 조약을 체결한 연무당지를 거치니 조양방직 카페가 생각난다.
강화도야 심심하면 버스타고 들랑거리니 모르는 곳이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조양방직카페가 인터넷에 자주 보이는데 아직 가 보지 못했던 곳이다.
16:10
겨울 시간으로 조금은 늦은 시간이나 조양방직 카페를 찾았다.
'조양방직 이야기'
1933년 강화도 대지주였던 홍재묵·재용 형제가 세운 조양방직은
인천지역에서 처음으로 신식 기계를 도입해 근대적 기틀을 갖췄다. 그 전까진 수공업 형태였다.
조양은 면·마방직과 염색 등에 치중했다. 조양방직이 생기면서 당시 강화도에 전기와 전화 시설이 들어와
관심을 끌기도 했다. 얼마나 공장에서 일하는 이가 많았으면 그랬을까.
강화엔 일제시대부터 1970년대까지 방직산업이 번성했다.
1916년에 강화직물조합이 설치될 정도였다.
조양방직 설립 후 평화직물·심도직물·이화직물 등의 공장이 잇따라 들어섰다.
직물공업 활성화로 1950년대에 직물공장 수가 30여개에 이를 만큼 늘었다.
강화는 그 무렵 섬유산업 '메카'로 불린 대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렇게 발전을 거듭하던 강화 직물산업은 1970년대 중반 들어 사양길로 접어든다.
좁은 내수시장에서 지나치게 경쟁을 한 게 원인.
결국 대부분의 직물공장이 문을 닫았고 조양방직은 훨씬 전인 1958년에 이미 폐쇄됐다.
조양방직은
이후 단무지·젓갈공장 등을 거치며 폐허로 남았다가,
2017년 고미술과 골동품 사업을 하던 사업가가 이곳을 인수하여 카페 겸 미술관으로 꾸몄는데,
이제는 강화 여행길에 빠져서는 안될 꼭 들려봐야 할 곳으로 변했다.
입장료가 없는 대신 카페에서 커피나 음료 그리고 가벼운 케이크 등을 주문하면 입장할 수 있는데,
하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때라 카페에 앉아 마시지도 못하게 하여
커피를 들고 야외에 전시된 전시품을 돌아보고 커피를 다 마신 후 미술관에 입장하여
빈티지한 미술품과 인테리어 소품 등을 돌아보았다.
1960년대 고등학생 때
시골 친구 누나가 서울 영등포 모 방직공장에 취업하여 친구따라 누나를 만나러 간 적이 있는데,
그때 보았던 방직공장 지붕이 지금의 조양방직 굴곡진 외관(톱니모양) 건물과 같아
옛 추억에 잠시 젖을 수 있었다.
커피를 다 마시고 다시 미술관으로 입장하여 본 실내 풍경
조양방직 카페에서 특유의 분위기를 연출하는 건 푸른 유리창이다.
햇살이 톱니모양 지붕 푸른 유리를 지나며 자칫 우울할 수 있는 회색 시멘트 내부에
묘한 생기를 불어넣는다.
산업시대 공장이라고 하면 보통 톱니모양 지붕을 떠올린다.
가파른 경사가 반복돼 일정한 리듬을 느끼게 해주는 이 지붕은 19세기 후반 전력을 절약하기 위해
영국에서 고안됐다. 영국의 기술자 겸 건축가 윌리엄 페어베언이
1827년 톱니모양 지붕을 처음 설계했다.
당시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공장은 전력 절약을 위해 이 지붕을 채택했다.
톱니모양 지붕은 비스듬히 경사진 면은
빛을 통과시키지 않는 지붕으로 씌우고 수직으로 된 부분에만 유리를 끼웠는데 이런 구조가 직사광선의 빛과 열을
차단하고 넓은 면적에 자연광을 고르게 퍼뜨린다.
1954년 조양방직 조업 모습
아래 사진은 조양방직 카페에 전시된 사진으로
초창기 우리나라 방직 공장의 수준과 조업하는 여자들이 유니폼 대신
고무신을 신고 치미 저고리를 입어 인상 깊다.
개항(1883년) 이후 인천엔 '신문물'이 쏟아져 들어왔다.
서양의 신식 문물이 인천에 도착해 머문 뒤 서울로 가는 형국이었다. 당시 조선인들이 거의 접하지 못했던
다양한 물건과 풍물 등을 인천에선 흔하게 볼 수 있었다고 한다.
방직공장 역시 그러하다
1970년 중반대 사양길에 들어 얼마 전만 해도 폐허와 다름 없었던 곳을
고미술을 전공하고 골동품 사업을 하던 이가 2017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조양방직을 사들여
카페이자 문화미술 공간으로 탈바꿈해 새로운 문화 공간을 조성하였다.
그러나
내 눈에는 트렉터 의자 세트도 눈에 띄나 너무 어수선하여 고물상에 들어선 기분이다.
너무 많은 것을 놓지 말고 정리하여
간단한 설명이 있으면 더 좋았을 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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