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
누군가
내게 인생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밀물과 썰물이라고 한다
드러난
내
모진 상처들을
무심히
밀려오는 밀물에 아무 일 없는 양
철렁철렁
깊은 물속으로 숨겨 버린다
어제
서으로 사라진 태양이 잠 깨지 않은 검은 산 등허리 오르는
아침
농부는
쟁기
지고
한 손엔 고삐 들고
논길을 간다
곧
닥칠 노동을 모르는지
암소는
부른 배 꿀렁이며
농부 앞에 서서 저벅저벅
간다
물이
들었다가 싸르르 앓으며
밀려나는 것
배부른 암소가
무심히
논길 걷는 것
산다는 것은
가서는 안될 것을 알면서도
가는 것이다
그냥
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