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을 보내며
무엇을
보낸다는 일은 처절한 그들의 역사이다
그것은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한 가벼운 걸음일 수 있고
혹은
자신을 철저히 태워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이별도 있다
11월이 간다
서글피 아름답던 가을 장미마저
맥없이
고갤 늘어트리고
남은 가시는
닥쳐올 삭풍에 죽음을 다짐한 장렬한 눈빛을 가진
전사들
그 빛
하도 짙어 장송곡보다
붉다
무엇을
보낸다는 일은 철저히 기억조차 보내는
눈물이다
그
눈물
하도 슬퍼 떨어지는 모습조차 알싸하다
살며
사연 없는 것 있을까만,
얼마나 뒤틀린 사연 많아
11월은
뒤돌아보지도 않고 두 발 뚜벅뚜벅 간다
저녁노을이 붉고
산천(山川)이 붉고
11월도 붉다
그래서
12월이 하얀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