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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달동네 추억

 

 

 

 

 

 

 

달동네 추억

 

 

영천 시장 지나

고불고불 긴 골목 오르막

 

창 열면

뻘건 벽돌집

외마디 비명 들리고

 

밤새

호랑이

등에 올라 천지를 쏘다니다

 

오백 년

성벽에 갇힌 건너편 인왕산

높았다

 

자고로

말은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야 한다는 쩌렁쩌렁한 말씀 귀청을 뚫고

뇌에 박힌 체

 

연탄가스 

배인

숨가뿐 길 올라 불 꺼진 방문 열면

 

우르르

몰려나오는 부모 형제 친구들

 

아둥

바둥

살다 보니

 

오래

오래

잊었는데

 

어느새

돋보기 낀 반백 

고불고불 오르막 오르며 허우적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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