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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여름에

 



 

 

여름에




지금

저만치 등 돌려 가는 너를 붙잡는다고

 나를 보겠냐만


열대야 사라진

 후

그동안 시달렸던 많은 날의 잡념과 후회 속에서도


온몸

붉게

물든


백일홍

오롯이

꽃으로 피어 웃고 있음을 본다




몰라

나의 서투른 관계를 이해 바란다고

발길 돌리겠냐만


지난

밤새

 여기저기 물고 뜯기다 한숨 못 잔 빨간 자국들


너와

상관없는

유희의 잔재로 조석 간 서늘한 가을을 본다



가고 오고

 울고 웃는 

삶이 그러하지 않더냐


간다고

 인사도 없이 

떠나면


어쩌다

정말

다시 만나게 되면


우리

서로

멀뚱히 바라보며 모르는 사람처럼 지나칠 것이냐


가을이 오면

얼마나 많은 서걱이는 밤 울어야 할 것이냐



떠날 때

부디

웃으며 가벼이 떠나라


다시

만나도

어차피 우리는 서로 모를 것을 알지만


기억이란

매우

이기적이며 끈질긴 것이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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