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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간이 배 밖으로 나온 날

 

 

 

 

 

간이 배 밖으로 나온 날




여보

일류와 이류의 차이를 아시지요

 


자기가 한 일은

마무리까지 잘하여 다른 사람의 수고로움이 없게 하는 것이

일류이고


이류는

자기가 한 일을 마무리 할 수 있음에도 하지 않아 다른 사람에게

마무리하게 하는 것이라는 것



참으로

알 수 없는 것은

내 눈이다


젊었을 적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나이

드니


방구석 먼지가 보이고

싱크대 음식물 찌꺼기가 보이고

널어놓은 세탁물이 엉망으로 보인다



보려면

돋보기를 써야 글자가 보이고


가다

저만치 오는 사람이 흐릿하여 오해를 사는데


내 마누라와 관련되는 일은

돋보기 없어도

잘 보인다는 것



나이

들어

마누라 일에 간섭하는 것은 간이 배 밖으로 나갔다고 하더만


곱게

할 말도

내 꼬라지 모르고 툭툭 내뱉고는


이래서는

탈 나지

후회했다가도


나도

모르는 사이

아내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일류와 이류의 차이를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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