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牛馬처럼 걷는 전북 여행

(고창) 천 년의 향기 선운사와 천연기념물 제184호 동백꽃

 

천 년의 향기 선운사(禪雲寺)와 천연기념물 제184호 동백꽃


 

 

 


언제 : 2019년 4월 6일 토요일

어디 : 전라북도 고창군 아산면 선운사로 250

 


며칠 전

이번 주말이 고창 선운사 동백꽃이 절정이라는 메스컴 보도를 보고

올해는 선운사 동백꽃을 보겠다는 마음으로 어제 전라북도 고창 선운사에 도착하였다.

 

2006년 9월에 선운사를 방문했으니

13년 만에 다시 찾은 선운사는 일주문이 예전에 있던 곳에서 선운사 방향으로 더 이동하였고 

천왕문 앞 개울에 다리도 새로 놓여

선운사 천왕문을 들어설 때까지 혼란스러웠다.

 

이미 선운사 대웅전 주변에는 동백꽃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 든 관광객들로 북적거리고,

대웅전 앞 마당은 부처님 오신 날 연등이 가득하여

동백꽃보다 연등이 더 화려했다.

 

 

 


선운산은 도솔산이라고도 불리우는데

선운이란 구름속에 참선한다는 뜻이고 도솔이란 미륵불이 있는 도솔천궁의 뜻으로

불도를 닦는 산이라는 뜻이다. 

 

 

선운사 가는 길의 도솔천

도솔천변의 나무들도 새싹을 틔우고 있다.



 

 

 




 

선운사(禪雲寺) 부도

 ▼



선운사 문화재 보물

보물 제279호 : 선운사 금동지장보살좌상 - 보물 제280호 : 선운사 도솔암 금동지장보살좌상

보물 제290호 : 선운사 대웅전 - 보물 제803호 : 선운사 참당암 대웅전

보물 제 1200호 : 선운사 동불암지 마애여래좌상 - 보물 제1752호 : 선운사 소조비로자나삼불좌상

 

명승

제54호 : 선운산 도솔계곡 일원


천연기념물

제184호 : 선운사 동백 숲  - 제354호 : 도솔암 장사송  - 제367호 삼인리 송악


 

천연기념물 제367호 송악


 




 


선운사(禪雲寺)


선운사는 전북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 선운산(禪雲山, 높이 336m) 또는 도솔산(兜率山)

골에 위치한 천 년 고찰이다.

 

백제 때 검단선사가 창건한 사찰로

당시에는 대찰이었으나, 정유재란 때 거의 소실되고 지금은 규모가 큰 사찰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절 내에 대웅보전, 만세루, 영산전, 명부전 등의 건물이 있고,

도솔암을 비롯한 네 개의 부속 암자가 있다. 


천연기념물 184호 : 동백나무 숲

선운사 대웅전 뒤뜰에는 수령 500여년 된 동백나무 3000여 그루가 병풍처럼 둘러져 장관을 연출한다.

‘누구보다도 당신을 사랑합니다’란 꽃말을 지닌

동백꽃은

나무 위에서 붉은 꽃망울을 터뜨리고 꽃봉오리가 땅으로 통째로 떨어져 마치 땅 위에 피어난 것처럼

땅에서 두 번째 꽃을 선사한다.

선운산 동백꽃은 엄밀히 말하면

겨울에 피는 동백(冬柏)이 아니라 봄에 피는 춘백(春栢)이다.

 

그래서인지 선운사를 생각하면 먼저 동백꽃이 떠오른다.

선운사 동백에 대한 이미지를 부여한 사람은 미당 서정주 시인일 것이다.

'선운사 동구'에서는 동백꽃이 막걸릿집 여자의 목 쉰 육자배기 가락으로 남았고,

김용택 시인은 동백꽃 터지는 선운사 뒤안에 가서 엉엉 울었단다.


 이 분위기가 선운사의 이미지이다.

동백꽃이 송이째 뚝뚝 떨어지니 애처롭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다 할 수 있다.

 

선운사는 동백 말고도 볼거리가 많다.

봄철 동백에 이어 피는 진입로의 벚꽃이 아름답고, 도솔암으로 가는 길가에 피는 여름 꽃무릇과 가을 단풍, 그

리고 겨울 설경도 아름답다고 한다.


그리고 시간이 허락되면 도솔암까지 올라 보도록 하자.

 

도솔암 가는 길 흐르는 도솔천 물 내리는 소리와 녹차밭 녹차꽃 향기도 좋고, 

왕위를 버린 신라 진흥왕이 수도했다는 진흥굴, 그리고 천연기념물 장사송이 진흥굴을 지키고 서 있으며

천마봉이 보이는 도솔암에는

높이 17m의 거대한 마애불과 기가 제법 거센 내원궁 기도처가 있어

후회없는 산책길이 될 것이다.



극락교와 천왕문


 

 

대웅보전



 

대웅보전

아미타 불상 - 목조 비로자나 불상 - 약사 불상



 

대웅보전 앞 연등



 

영산전


  



선운사 동백나무 숲 - 천연기념물 제184호

면적 16,529㎡. 선운사(禪雲寺) 뒤쪽 산자락 비탈 아래쪽에 폭 30m 내외의 너비로 연속된 동백나무숲이다.

나무의 평균 높이는 6m 내외인데

그 중 큰 것은 뿌리목줄기 지름이 80㎝, 가슴높이의 줄기 지름은 30㎝ 정도이며,

수관(樹冠: 나무의 줄기 위에 있어 많은 가지가 달려 있는 부분) 너비는 8m 내외이다.


이 동백나무를 언제 심었는지 알 수 없으나, 선운사가 창건된 이후에 심었으리라고 보고 있다.



 







선운사에서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 최영미 - 


 

 


 




 




선운사 동구(禪雲寺 洞口)


禪雲寺 고랑으로 禪雲寺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안았고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백이 가락에
작년것만 오히려 남았읍디다.
  그것도 목이 쉬여 남았읍디다.
  


- 서정주 -













선운사 동백꽃 

                         

여자에게 버림받고

살얼음 낀 선운사 도랑물을 맨발로 건너며

발이 아리는 시린 물에 이 악물고

그까짓 사랑 때문에 그까짓 여자 때문에

다시는 울지 말자 다시는 울지 말자

눈물을 감추다가

동백꽃 붉게 터지는 선운사 뒤안에 가서

엉엉 울었다.


- 김용택 -











  


 

                   선운사                      

                

선운사에 가신적이 있나요 바람불어 설운날에 말이에요

동백꽃을 보신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 말이에요

나를 두고 가시려는 님아

선운사 동백꽃 숲으로 와요


떨어지는 꽃송이가 내맘처럼 하도 슬퍼서

당신은 그만 당신은 그만 못떠나실 거에요

선운사에 가신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동백꽃 지는 그곳 말이에요


 - 송창식 -






 

 


 




선운사에서 도솔암 내원궁까지 왕복하는 길이 좋다.

선운사를 출발하면 맑은 도솔천이 우거진 숲 사이로 흐르고, 긴고랑에 심어진 녹차는 동백나무잎처럼 반짝이며

오가는 길손의 막혔던 기도를 풀어주는 청량제이다.


이번이 세 번째 선운사를 찾았다.

처음엔 동백꽃은 겨울에 피기에 2월 말에 왔다가 동백꽃은 보지도 못했고,

 두 번째는 초가을 도솔천에 꽃무릇이 지천에 필 때

천마봉에 올라 도솔암과 내원궁을 내려다 보고 낙조대 배 멘 바위에서 칠산 앞바다 일몰도 보고

용문굴을 지나 참당암으로 하산하였는데,

정작

동백꽃이 필 적엔 이번이 처음이다.  


기다리던 선운사 동백꽃이 4월 첫 주말이 절정이라는 뉴스를 보고

주말 남부지방은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에도 불구하고 천 리 길을 달려갔더니

동백숲 주변에는 많은 사람이 오가는데 

빛깔 좋은 동백꽃은 지난밤 어디로 마실가서 얼마나 흥지게 놀았기에 아직 일어나지도 않고,

빛바랜 동백꽃만 환한 대낮에 미소도 잃고

고개를 내밀고 있다. 


그 넓은 동백숲을 더 가까이 볼 수 있도록 인도를 만들어 꽃을 볼 수 있으면 좋을 터인데,

천연기념물인 동백숲이 훼손될수 있어 어렵다면

사람들이 볼 수 있는 범위 안의 동백나무는 관리를 잘하여 꽃을 화려하게 피울 수 있게 하면

 내년 봄에는 붉다못해 검붉은 동백꽃을 보러

 다시 와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