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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내가 꽃이라면

 

 

 

 

 

 

 

내가 꽃이라면

 

 

차츰

잃어간다는 것은 나이 듦이다

 

나이 듦은

욕망에서 멀어지는 초연(超然)이며

 

강물 같은

자유이며

농밀한 삶의 절함이다

 

겨우내

동토의 시련을 견디어 낸

생명은 

 

햇살에 

찬란하게 꽃 피운다

 

꽃이

기다림과 외로움의 상처라면

 

징한

그리움의 절규이며

 

고개

돌린

 마지막 용서의 카타르시스

 

둥근

봉창에 휘청거리는 대나무의 향락이다

 

고목에

꽃 향기 밀려오는 오밤중

 

차마

눈 뜰 수 없어 정좌한 등 굽은

노승처럼


깊은

 삶

부질없다는 것 알고 

 

스스로

사위는

황혼의 애틋한 석양처럼

 

사랑할 수 있을 때 절절히 사랑하다

감사히

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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