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牛馬처럼 걷는 부산+경남 여행

(부산) 지중해 풍경을 닮은 죽성 성당

 

지중해 풍경을 닮은 죽성 성당

 

 


 


 

언제 : 2018년 10월 8일 월요일

어디 : 부산 기장군 기장읍 죽성리 



한폭의 멋진 그림이라면 옳을 일이다.

 

젊었을 적

지중해 해안을 걸으며 보았던 어떤 날 어느 풍경처럼,

어디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푸른 바다로 튀어나온 붉은 바위 동산 위에 그림같은

 빨간 첨탑 그리고 하얀 벽의 성

 

 죽성성당은

미니시리즈 드라마 <드림>의 촬영지로,

동해의 푸른 바다와 하얗게 부셔지는 파도가 어우러져 유명세를 타는 곳이다.

 

성당을 보려고

06:00

인천 종합터미널에서 부산행 첫 고속버스를 타고

10:50

 노포터미널에 내렸다.


 

고속버스에서 맞이한 아침

 

 

부산은 자주 다녀서

노포터미널에서 전철로 교대역까지 이동하여 한시간에 두 대 운행하는 동해선으로 환승.

기장역 내려

죽성리 가는 버스를 기다린다.

 

 

 

 

12:45

아침은 선산 휴게소에서 커피와 뜨거운 오뎅을 먹었기에

아예 점심을 들고 죽성 성당과 주변을 보려서 포구를 지나 해변가로 나와도

마땅히 점심 먹을 식당이 보이지 않다.

 

 

죽성 성당

영상에서 어여쁘게 보였던 성당이 동해로 나온 조그만 바위 동산 위에 있는데,

2009년 SBS에서 방영한 드라마 ‘드림’을 찍기 위한 드라마 세트장이다.

 

 

 


 





 

죽성성당

 

성당 안이 궁금하다.

기존 성당처럼 성물이나 예배 도구들이 잘 갖춰져 있을까?

 

그러나

성당 내부는 성당과는 전혀 상관 없는 기장 야생화 사진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성당 내부



나도수정초

죽성성당 내에 기장 야생화 전시회장에서 담은 사진.



처음 본 식물이고 신기하여 인터넷에서 검색해 자세히 올린다.

  

나도수정초

꽃말 : 숲속의 요정

나도수정초

모셔온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생물다양성정보, 한반도 생물자원 포털(SPECIES KOREA)

 


숲 속의 토양이 비옥한 곳에 자라는 부생식물로 여러해살이풀.

 줄기는 높이 10-30cm이고, 기둥 모양으로 곧추서며 꽃은 4-8월에 흰색으로핀다.

 우리나라 중부 이남에 자생하며, 러시아, 일본, 중국 및 인도차이나, 히말라야 등지에 분포한다.


줄기, 꽃, 잎 모두 하얀 색으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의 모습이 아니라 언뜻 보면 버섯이 아닐까 생각하나

나도수정초는

엽록소가 없어 양분을 스스로 만들어내지 못할 뿐 암술과 수술을 가지고 있는

 엄연한 식물이라네.

 

 











가족단위 혹은 여자 친구들이 단체로 찾아와 사진을 담느라 바쁘다.

나처럼

혼자 여행을 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어사암

길거리에서 들은 이야기


죽성리 앞 바다에 어사암이란 큰 바위가 있는데, 

그 유래는 고종 20년(1883) 일광면 해창에 보관 중이던 대동미를 배에 싣고 부산진으로 가던 중

  죽성리 앞 바다에서 풍랑을 만나 배가 뒤집어져 버렸단다.


대동미는 바다에 수장되고 선원들은 무사히 목숨을 건졌는데,

주민들은 굶주림에 대동미를 몰래 건져 먹다 들켜 관아에 끌려가 모진 고초를 당했단다.

 

이 사실이 경상감영에 보고가 되고,

또 한양에도 보고가 되어 암행어사 이도재(1848~1909)를 파견하게 된다.

암행어사는 기장현에 내려와 대동미를 몰래 건져 먹었던 자들과 선원들을 조사하는데 침몰 현장이 잘 보이는

매바위에서 상황을 점검했단다.


상황을 점검하던 암행어사에게 관아에서 주안상을 차려 위로를 하니

"하늘은 텅 비어 보이는 것이 없는데, 사나운 파도는 시인을 위해 춤을 춘다.


저멀리 떠 있는 한 조각 배는 언제 무사히 돌아오려나."

 암행어사 이도재는 오언절구를 매바위에 남겼는데, 그 흔적은 마모되어 볼 수 없으나

어사가 오른 바위라하여 어사암이라 불린단다.

 ▽ 

 

 

 

 

 

죽성 성당을 떠나며

죽성 성당을 둘러보니 밖에서 건물을 보는 맛 외엔 더 머물 거리가 없다

 

성당이 아름다운 것은 옳다.

그러나

성당 내부를 기존 성당처럼 꾸며 이곳을 찾은 관광객이 이곳에 온 감사의 기도라도 드릴 수 있는

시설과 이곳에 어울린 성물 등을 개발하여

좀더 머물다 갈 수 있게 볼거리와 먹을 거리라도 있다면 좋겠더만.


죽성 성당 보려고 거의 7시간 걸려 왔는데,

 사진 찍고 나니 더 할 일이 없다.

 


 

 

죽성 성당에서 약 200m 죽성 항으로 나오면 

고산 윤선도가 7년 간 유배 생활을 한 황학대(黃鶴臺)와 정자가 있다

 


황학대(黃鶴臺)

 황색의 바위가 바다를 향해 돌출되어 있는 모양이

마치 황학이 나래는 펼치고 있는 모양 같다 하여 붙은 이름으로 전한다.


본래 송도(松島)라는 섬이었는데,

 하천의 퇴적 작용으로 육지와 연결되어 육지화되었고,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수령 100년 이상의 해송들이 숲을 이루고 있었으나

현재는 해송들이 거의 고사하였단다. 


솔직히

현재의 풍경은 황학대라는 거창한 이름에 비해 너무 초라하다.


 

 

 

 

 △

죽성항

 

  

마을 언덕에서 본 죽성리 풍경

중앙 녹색 등대와 하얀 등대처럼 보인 곳이 죽성 성당이고, 황학대와 죽성포구는 좌측인데

 사진에 나오지 못했네.

 

 

기장 죽성리 황학대 해송

 서낭신을 모신 국수당

 마을의 안녕과 풍어를 위해 음력 정월 보름이면 풍어제를 지냈단다.

 


죽성리 왜성

왜성을 쌓기 전 죽성리에는 조선 수군의 진지인 ‘두모포진성’이 있었다.

고려 초부터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쌓은 토성을 조선 중종 5년(1510) 삼포왜란을 겪은 후 석성으로 축조했다.

나중에 왜군이 두모포진성과 기장읍성의 돌을 빼 성을 쌓았기 때문에 상당 부분 훼손된 상태다.

 일부는 왜성의 지성과 겹치고, 400m에 이르는 석성 중

현재는 기장에서 죽성항으로 흘러 드는 하천 주변에 축대의 일부가 남아 있을 뿐이다. 



죽성초등학교에서 본 죽성리 왜성

  

죽성리 해송에서 뒤편 언덕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죽성리 왜성’이다.

순천에서 울산에 이르기까지 남동해안에 30여개의 왜성이 있고,

기장에는 이곳 죽성리와 장안읍 임랑리, 두 곳에 있다. 죽성리 왜성은 임진왜란이 발발한 이듬해인 1593년

왜군 장수 구로다가 축성한 것으로 임진ㆍ정유재란 중 왜군이 조선과 명나라 연합군의 공격에 맞서고

남해안에 장기간 주둔하기 위해 쌓은 성이다.

전란이 끝날 무렵에는 퇴각하는 왜군이 집결한 곳이기도 하다.


죽성리 왜성은 본성(本城)과 지성(枝城)으로 나누어 쌓았다.

4m에 이르는 비스듬한 석축이 남은 본성 꼭대기까지 산책로가 나 있다.

상대방의 동태를 살피는 것이 제일의 목적이기 때문에, 성곽은 당연히 최고의 전망대다.

죽성리 왜성에서는 왼편 죽성항부터 오른편 월전포구까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을 한가운데 우뚝 선 해송을 중심으로 낮은 언덕배기에 일군 밭과 주택 풍경이 수평선처럼 편안하게 이어진다.

사진 찍는 명소로는 죽성성당을 치지만,

장엄한 일출 분위기를 느끼기엔 이곳이 제격이다.  

 ▼





 


죽성 성당만 보고 나오기가 너무 아쉽다.


사방을 둘러보니

마을 뒤 언덕에 큰 나무가 서 있는데 왠지 모를 흥미가 일어 마을 골목길을 벗어나

산길로 드는 입구에

 부산광역시 기념물로 지정된 나무라는 팻말이 서 있다.


그 나무를 한 바퀴 돌아보는데

나무 사이에

서낭신을 모신 국수당이란 조그만 건물이 있는데 쏴한 느낌이 든다.

이곳에 서니

죽성 마을이 한눈에 들어와 사진도 담으니 허전함이 조금은 가신다.

그리고

죽성리 뒷 산 몰랑에

언뜻 보기에 옛 성터처럼 보이는 곳이 있어 마을 주민께 여쭈니

그곳은 임진왜란 때 왜군이 쌓은 성인데 지금은 모두 허물어지고 형태만 남았단다. 

 

일본하면 괜히 거부감이 이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그 성은 왜군에 의해 조성되었지만, 조선인의 노동에 의해 쌓았을 것이고,

침략을 당한 것도 우리의 아픈 역사이다.


역사를 지운다고 역사가 사라지는 것 아니니

 후손들이 그 역사를 보고 배우며 이제는  침략을 당해선 안된다는 현장 학습장이므로 

없애버린다고 능사는 아니다.

 

 이젠

다시 기장으로 나가

군청 앞에서 고리 원자력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그곳에서 간절곶 가는 버스를 환승하여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간절곶을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