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정사 고목
말하지 않으리
누가
물어도
듣지도 않으리
바람에
삭신 흩날릴 때까지
세상
누가
흠 없는가
탓하지 않으리
울지도 않으리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 숲길 600년 된 고목
밑동은
담담히
세파의 흔적 안고
줄기는
서 있을 수 없어
누웠다
왜
할 말
없겠는가만
자기
잘못
인정하지 않는 저 잘난 위정자들
그 잘못 모두 남의 탓이라니
부끄러움
모르는
부끄러움
아무리
가리워도
개똥구멍은 똥구멍이다
두 눈
감고
갈구하는 성자처럼
긴 세월 들었던 사바의 아픈 얘기
가슴
담고
바람에 흩날릴
날
기다리는
월정사
고목이
더 숭고하고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