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牛馬처럼 걷는 전남 여행

(담양) 천연기념물 제366호 - 겨울, 담양 관방제림(官防堤林)

 

천연기념물 제366호 - 겨울, 담양 관방제림(官防堤林)

 

 

 


언제 : 2018년 1월 2일 화요일

어디 : 전라남도 담양군 담양읍 남산리

 

 

2015년 9월 담양 첫 여행은

사위와 딸이 동행하여 그들 위주의 여행을 하다 보니 정작 내가 보고 싶었던 담양의 정자 문화를 보지 못하여

이번 여행은 주로 정자를 찾아볼 것이다.

 

지난밤 순천에서 담양으로 이동하여 경찰서 앞에 숙소를 정하고 담양 떡갈비에 거나하게 술을 마셨다.
2018년 첫날 밤을 전남 담양에서 머물렀다는 것도 대단한 인연이다.

 

1월 2일

느지막이 일어나 시래기 해장국에 조반을 들고

오늘 담양 여행의 첫 번째 방문지는 죽녹원이 가까운 관방제림이다. 


 

파일:관방제림.JPG

 △

여름철의 관방제림 - 모셔온 사진

 

관방제림은 사계절이 아름답고 멋지며 걷고 싶은 곳이다.

나처럼

일부러 관방제림을 걷고 싶어 찾아오는 여행이라면 여름이나 가을이 훨씬 아름다울 것이나

사람마다 아름다움의 척도는 다르다.

 

우거진 녹음이 아름답고, 고목 사이사이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는 가을의 낭만

마른 가지를 울리는 삭풍과 포실포실 눈 내리는 겨울의 낭만

어느 것이라도 좋다.

 


 

 

관방제림은 담양읍 남산리 동정(東亭) 마을부터 시작해서 담양읍 천변리(川邊里)까지 이어지는데

관방제가 유명한 이유는 약 2km에 걸쳐 거대한 풍치림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며,

2004년에는 산림청이 주최한 '제5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주요 수종은 푸조나무(111그루), 팽나무(18그루), 개서어나무(1그루) 등이다.

 

 

 


담양 지역은 비가 많이 내리는 곳으로 수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1648년(인조 26) 담양부사 성이성(成以性)이 제방을 축조하고 나무를 심기 시작하였으며,

1794년(정조 18) 부사 황종림(黃鍾林)이 다시 제방을 중수하면서 그 위에 숲을 조성하였다고 전해진다.

 

 

담양천

 

 

 

 

관방제림은

 담양읍 남산리 동정자 마을로부터 수북면 황금리를 지나 대전면 강의리까지 길이 6km에 이르며,

관방제림이 유명한 이유는 약 2km에 걸쳐 거대한 풍치림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숲을 찾는다면 녹음 우거진 여름이 제격일 것이다.


그러나

모두가 녹음 우거진 관방제림을 방문한다면 삭풍 불고 눈 내리는 한겨울 관방제림은 누가 오고 갈 것인가?


나신의 고목 사이를 걸으며

삭풍에 들리는 고목들이 눈물나는 삶의 얘기를 듣는 맛은 아는 사람만 알 것이다.


 

 

 

여름에 이곳에 왔다면 한나절 낮잠을 잤을 것이며,

단풍 든 가을에 왔다면 막걸리 한 사발 마시며 서툰 시 한 편 썼을 것이나,

겨울 눈 내리지 않은 관방제림은 삭풍이 마른 가지들을 울리고 있어 그 소리 들으며 걷는다.



징검다리

어렸을 적 깡충깡충 뛰면서 징검다리를 건넜던 기억이 있어 오랜만에 징검다리를 건너 보니

직접 두 발로 강 위를 건넌다는 것이 아주 상쾌하다.

담양 천은 더 흐르다 영산강과 합류한다.



 △

치열한 삶



 

 

담양 사람들은 위대하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 전쟁의 황폐하고 각팍한 삶 속에서도 땔감으로 사용하지 않고 관방제림을 보호하고

보존할 수 있음은 대단한 자부심이다. 

 

 

 

 


 




 

 

 

담양천 다리 위에서 지금까지 걸었던 관방제림을 돌아본다.



 




 

 

 


가족나들이 

 

 


 △

관방제림을 혼자 걷다.

 

 

임자 없는 벤치


 

운명


 

 




자전거와 돌계단길 




 △

무관심

 

 

 

  

 




 △

죽녹원 입구

관방제림 건너가 바로 죽녹원 입구이다.

 

 

 


관방제림을 걸으며 2016년 12월 25일 방문했던 함양 상림을 생각했다.

함양 상림은 홍수를 예방하기 위해 제방 밖에 숲을 이뤘고, 담양 관방제림은 제방에 직접 나무를 심었는데,

두 곳 모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일제 강점기의 비참한 생활과 6.25 전쟁으로 피폐하진 국토에서

두 곳 모두 상처를 입지 않고 잘 보호되어 후손들이 봄이면 새싹이 움트는 것을 보며 희망을 노래하고,

여름이면 더위를 피하며, 가을이면 낙엽을 밟으며, 겨울이면 눈을 맞으며 걸을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