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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나그네

 

 

 

 

 

 

 

나그네

 

 

 

지면

돌아갈 곳 있음은 행복이다

 

서산 해 걸려 찰나 빛 발하면

마을은 

물들고

 

나그네

가슴은

피조개 속살처럼 젖어 온다

 

돌아갈 것인지

술 한 잔 마시고 주저앉을 것인지 

  

본디

마음이란

실체가 없다고 선각자는 말하지만

 

만 갈래 갈라진

 무심히 드는 갯물처럼

 

실눈

미소 속에 감춘

붉은

 

뱀처럼

비튼

열락

 

알게

 모르게

만들어진 매듭 만지작거리며

 

오늘도

어디쯤 오고 있을 나의 저녁을 향해

걷는다

 

저녁은 끝나는 시점이 아닌

지나가는

시간

 

마땅히

그래야 하는 삶은 없다지만 

살만한 이유는

 

지옥같은 밤 지나면 

내일은

다시 걸을 수 있는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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