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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섣달 그믐날의 넋두리

 

 

 

 

 

 

 

섣달 그믐날의 넋두리 

 

 

이제라도 

되어

 그대 안을 촉촉히 적시우고 싶다 

 

잡지도 못하고 바라만 보다 놓쳐버린

하이얀

 

새벽

 뒤꿈치 들고 형광 불빛 성당 앞 서성이다

뎅그렁 

 

종소리

들리면

내 그리움인 줄 알리라 생각했었다

 

이제라도

되어 

헝클어진 그대 마음 다독이고 싶다

 

횅한

늦가을 들국화 스치는 바람은

차가와

 

꽃비

사르르

흩날리는 따사로운 봄바람과 함께

 

초원에

포근히

그대 잠들게 하고 싶다

  

누군

다가서야 하고 

 

누군

기다려야 하는

산다는 일에 공식이 있으리라 생각도 못 했다

 

틀림없이 기다렸을 것이다

정작

그대

떠나려 하니 깨닫는 미련

  

무디고

가난한

가슴에

 

꽃 심고

풀 심어

조그만 정원 만들고 싶었을 것이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내일은

오고

 

오늘의 아픔이

내일은

 기쁨으로 다가올 지 모른다

 

삭풍 가르는 하늘 저 편 너머로

가야만 하는

그대  

 

가는

길 위에 하얀 내 한몸 눈으로 내려

삶의 상처

가리워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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