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내리는 날의 독백
우리
극동 어느 귀퉁이 같은 곳에서
나
내일
어떻게 될 줄 모르면서 어려우면 고통스럽다고
울고
잠시
기분 좋으면 행복하다고 잇몸 드러내며
웃는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산다는 것은
고독과 갈등과 이기의 가면 쓰고
밧줄
타는 서커스라면
닿을 수 없는 이상은
냉정한
것
사철
푸른
솔
밤새
몸살하며 남몰래 울더만
어둠
속
사박사박 눈은 내려
무릎
꿇고
잃어버린 동심 부끄러워
좁아진 두 어깨
눈에
묻혀라.
우리
극동 어느 귀퉁이 같은 곳에서
나
내일
어떻게 될 줄 모르면서
울고 웃지만
첫눈은
우리 그리운 가슴 속에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