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밤
그대여
살다가 우리 그리운 밤엔 촛불을 켜자
어스름 들려오는 귀익은 발소리
희미하게 피어나는 바알간 미소
그대여
알 수 없이 11월 밤이 외롭거든 울어버리자
죽은 화산처럼 식어버린 가슴 열고
낙엽이 여울대는 낯선 밴치에서
11월은
고장난 시계처럼 뻑뻑하다
스치듯
지나는
노란 미소가 돌아보지 않는 이별의 징표라
불태우고 싶어도
태워지지 않은 것이 또한 11월이다
11월 영혼이
하늘 올라 신령스러운 눈 되어 내리면
만나도
정작 만나지 않은 것처럼
우리
알아도 모르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벗어
아직 달구어지지 않은 차가운 삭신으로
널
맞이하련다
아주 도둑스럽게 11월이 저무는 골목길에서
널
흡입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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