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내리던 날의 풍경
언제 : 2017년 11월 24일 금요일
첫눈
얼마나 설레이는 말인가! 비단 설레임 뿐 아니라 여태 관심 밖의 사람으로부터 떨리는 전화라도 올 것 같아
눈이 내린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어제(11월 23일 목요일) 포항지진으로 연기된 2017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무사히 마친 날
23:30
인천에도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단다.
06:15
아침 운동을 나가려고 가벼운 옷 두개 껴입고 마스크도 챙기고 도로에 나서니 웬걸 눈이 쌓여있어 운동보다는
핸드폰으로 첫눈 사진을 담는다.
△
첫눈 위에 내 발자욱
지난 9월 첫날
새벽 속보 걷기와 중간에 조깅을 하다가 다시 걷는 운동을 한시간 하는 것을 시작했다.
평상시 체중에 4kg 줄이면 딱 좋은데, 4kg이 늘어 결국 희망 체중에서 8kg이 불어나 체중감량 100일 작전에 돌입했다.
더구나
의사는 내겐 체중이 불면 나에겐 매우 나쁜 징조라던데
무려 4kg이나 늘어나다니.
2017년 포항 지진
2017년 11월 15일 경상북도 포항시 홍해읍 남송리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본진은 오후 2시 29분 31초에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이며,
이것은 2016년 경주 지진에 이어 대한민국 지진 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이다.
2016년 경주 지진
2016년 9월 12일 경상북도 경주시 남남서쪽 8km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미국 지질조사국 집계 기준으로 전진 규모는 5.1ML (4.9 Mw)이었으며, 본진의 규모는 5.8ML (5.4 Mw)이었다.
본 지진은 1978년 대한민국 지진 관측 이래 역대 최강의 지진이다.
대한민국 내 육상지진으로는 1978년 충청북도 속리산에서 규모 5.2, 충청남도 홍성군에서
규모 5.0의 지진 발생 후 38년만의 대형지진이다.
△
공원 풍경
▽
집에서 도보로 약 15분 거리에
둘레길이 있는 원적산이 있어 둘레길 한바퀴 돌고 귀가하면 약 2시간이 소요되는데 무릎이 이따금 불편해,
집에서 약 10분 거리에 속보로 걸으면 45분 정도 걸리는 제법 큰 녹지공원에서
걷기와 조깅 그리고 각종 기구로 운동을 하고 있다.
체중이 불어난 이유는 칼로리 소모를 다 시키지 못하기 때문인데,
그 이유 중 하나는
평소 대중교통을 이용해 여행을 다니던 것을 올해 초부터 지인의 차를 이용해 함께 다니니 많이 걷지도 않고
술과 안주는 더 질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9월에 시작하여 한달이 지난 10월 초에 체중을 확인하니 그대로였다.
실망이 컸으나,
최소한 100일은 하고 나서 확인하기로 마음을 다잡고 운동을 하고 있다.
공원 가운데 길은 철학의 길이라고 내가 명명하여 나 혼자 알고 있다.
이런 날 점심 혹은 저녁은
따끈하고 시원한 생태매운탕 생선살 부셔 푹 삶아진 무우와 비벼 소주 한 잔에 안주 곁들인다면 얼마나 달달하겠는가만,
하필
같이 마셔도 좋을 지인은 지방에 갔고, 나의 낭만은 그녀에게 고독인 아내는 나더러 귀가할 때
동태를 사오라네.
아내 생일이 이번주 토요일 - 오늘이네 -
두 딸과 두 사위 그리고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외손주가 모이는데, 나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나쁜 놈이고
아내에겐 밤 바다 등대인 아들은 야간 근무라 참석하지 못한다.
두 딸이 성장한 후
매년 우리 생일날은 뷔페나 그럴 듯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였는데, 올 아내 생일은
큰딸은 미역국을 끓이고,
나머지는 작은 딸이 준비하여 우리 집에서 식사를 한단다.
내키지 않지만,
둘째의 고집도 만만치 않고 큰놈은 둘째와 다투기 싫어하기에
좁은 집에서 조리하여 상 차린다는 것이 만만하지 않을 것이나, 두고 보는 것이다.
인천은 다른 지역에 비해 눈이 많이 내리지 않고 내려도 금방 녹아버리는데,
지난밤
쌓인 눈 때문에 아무도 앉지 않은 벤치에 빠알간 단풍잎이 사람 대신 앉아 소곤대고 있다.
이런 공원이 집에서 멀지 않게 있는 것도 좋지만,
세상 일이 좋으면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일도 있다는 것이다. 즉 여름 밤이면 곳곳 벤치에 사람이 누워 있고
주변엔 술병들도 있어 다분히 불량성이 있다는 것.
참나무 고목 한쪽에 버섯이 자라 눈에 덮여 있다.
보통 참나무에는 건강에 유익한 식용 버섯이 잘 자란다는데, 정확하지 않아 사진만 담는다.
지난 봄부터 곱게 꽃 피웠던 - 수국인지 불두화인지 - 꽃 망울이 지지 않고 내년 봄까지
자기 자리를 지키려다 눈이 내리니 이젠 눈꽃을 피우고 있다.
사철 푸른 소나무도 가을엔 남몰래 몸살을 한다.
소리없는 몸살 흔적 위에도 눈이 내렸다.
철학의 길
이 공원은 사람이 다니기에 좋은 세개의 큰 길과 사잇길들이 있는데 공원 외곽 양쪽과 가운데 길이다.
그런데
운동하는 사람들은 공원 외곽길을 걷고 가운데 길은 몸이 불편하거나 노인 분들이 조용하게 걷기에
사색할 수 있어 철학의 길이라 나 혼자 명명했다.
△
장미덩쿨과 장미
▽
△
내가 새벽에 나왔기 때문에 눈에 덮인 장미도 볼 수 있고,
눈 속의 빨간 단풍잎은 더욱 붉은 것을 볼 수 있다.
▽
아무리 미미한 것도 다 존재의 이유가 있다.
무의식적 가치를 의식적 가치관으로 전환시키는 영향은 어떤 순간의 인식이다.
단풍나무 가지는 높이 올라 가치를 입증하는데,
밑둥의 단풍잎도 빨갛다.
07:30
출근 시간
일찍 집에서 나와 공원에서 운동을 하고 출근하는 사람, 시간에 쫓겨 공원을 횡단하여 달리는 사람.
그러나
목재공장은 밤새워 저렇게 하얀 연기를 내 뿜으며 합판을 생산하여 출고를 한다.
여름이면 술판이 벌어지던데,
날 추우니 누구하나 왔다간 흔적이 없다.
첫눈 내리는 날
당신과 나
지구의 극동 어느 귀퉁이 같은 곳에서
나,
내일
어떻게 될 줄 모르면서 잠시 어려우면 고통스럽다고
울고,
잠시
기분 좋으면 행복하다고 잇몸 드러내고
웃는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존재하는 모든 것은
고독과 갈등과 이기에
시달리며
허울의
가면을 쓰고
순간순간 모면해 가는 것이다.
우리
창세 이래
달고 쓴 것은 경험했기에
탐욕
이기
버리려 애쓰며,
오욕(五慾)
칠정(七情)에 대항하지 않고 수긍하는 것이
지혜라는 것을 안다.
눈은
무엇이 그리워 하얗게
내리며
사철
푸른
솔
남몰래 몸살하며 흘렸던 흔적도
첫눈 내리면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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