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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꼴값

 

 

 

 

 

 

 

 

꼴값

 

 

언제인가

인간극장이라는 tv 프로를 

보며

 

아내

몰래

눈물 훔치다가 들킨 적 있다

 

모른 척

혹은

지그시 미소 지으며 안방으로 가면 좋겠는데

 

아이그 쯧쯧

다 됐네

가슴에 못을 박는다

 

눈물 흘리는 것은

닦아주기를 바라는 순박함은 

아닐지라도

 

흘려야 할

눈물

흘리지 못하는 일은 더 초라한 일인데

 

고왔던

마누라 가슴엔

언제부턴지 삭풍이 깊게 도사리고 있다

 

녹아내리는

남도

 

봄꽃

찾아 나선 외딴

 

해풍에

기지개 펴는 거풀

 속

 

환히 웃는

얼굴

내미는 새털 꽃 보면

 

"그래

네가 뭘 알아

너는 복 많이 받아 울지도 말아라"고

 

목청껏

소리쳐

앙칼진 파도 일으키리라

 

혼자

 안방

들어가는 등 굽고

 

앙다문

붉은 새우 같은 마누라

 

죽어

초라한 몰골 바라보며

 

아이그

쯧쯧

다 되었네

 

나도

아내

흉내 내다가

 

거울 속

 측은히

나를 바라보는 놈을 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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