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월정(弄月亭)에서
암반
고인 물
은은히 달 떠 있고
길손
술잔에도 기운 달이
있구나.
월연암
농월정
카랑카랑 시 읊으며 잔 기울이시던 지족당,
달빛에
백발
날리시며
달과 교감하신 경지(境智)
뵐 수 없어
이리 훌쩍
저리 훌쩍
암반 건너니
금천
가슴
들랑이는 맑은 물가 허연 너럭바위 위
지족당장구지소(知足堂杖屨之所) 써 놓고
점잖게
기다리시네.
- 시작노트 -
농월정은 경남 함양군 안의면 월림리 화림동계곡에 있는 정자로,
조선 선조 때 관찰사와 예조 참판을 지낸 지족당(知足堂) 박명부가 정계에서 은퇴한 뒤 지어
쉬시던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