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비 내리는 원적산 둘레길

 

비 내리는 원적산 둘레길

 

 

 

 

언제 : 2015년 8월 31일 월요일

 

 

올 8월은 유난히 마음까지 무더웠다.

 

DMZ 지뢰 폭발사건으로 빚어진 남북한의 첨예한 대립으로 금방이라도 전면전이 벌어질 것 같았는데

다행이라면 다행으로 최악의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지만,

동족을 향해 연평도 포격사건, 연천지역 포탄사격 등으로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북한의 못된 짓거리를

더이상 날뛰지 못하게

이번에는 단단히 버르장머리를 고쳤어야 했는데.....

 

며칠전

귀뚜리 울음따라 새벽 원적산에 올라 일출을 보고 둘레길을 돌다가 시간상 도중에 하산했기에

 오늘은 둘레길을 걸으며 점심도 들고 커피도 마실겸 집을 나섰다.

 

 

 

맑은날은 내려다 보이는 경치가 참 좋은데 오늘은 날씨가 꾸물꾸물하다.

 좌측 산줄기를 따라 오르면, 인천 동구와 서구 일부가 조망되고, 우측 멀리 인천 북항 바닷물이 희미하게 보인다.

 

 

 

집을 나서 둘레길 한바퀴 도는데 약 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둘레길에서 본 부평시내와 멀리 시흥 소래산 - 우측 가장 먼 산이 시흥 소래산으로,

엊그제 올린 시흥 갯골 생태공원에서 뾰쪽하게 보이던 산이다.

 

 

숲사이로 인천 부평구와 계양구가 조망되며 대우자동차 공장이 있는 곳이다. 

 

 

 

둘레길

원적산 능선을 따라 숲속 길을 천천히 걸으며 약 2시간 코스

 

 

계양산과 철마산이 조망되는 곳에 이르니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진다.

 

 

 

날씨가 변덕을 부린다.

둘레길을 들어선지 30분도 안되어 빗방울이 떨어진다.

 

 

둘레길은 숲길이라 조금 내리는 비는 그냥 걸어도 좋은데, 카메라 때문에 비옷을 입는다.

 

 

 

곧 그치리라 생각했는데, 형편이 달라졌다.

 

 

 

이곳에서 솔향을 맡으며 간식을 먹으려고 준비했는데,

쭉쭉 뻗은 소나무 숲을 지나 서둘러 가정동 약수터 쉼터에서 비를 피한다.

 

 

 

 

 

아무도 없는 가정동 약수터 쉼터에서 약 30분 비를 피하며 준비했던 간식을 먹으니 

다시 햇빛이 난다.

 

 

 

둘레길 걷기엔 신발이 미끄러울 것 같아 등산로에 들어섰다.

 

 

 

세 갈래길의 돌탑도 비에 젖었는데 그 위로 햇빛 내린다.

 

 

 

 철탑과 전선

이곳을 지날 때마다 뭔가 끌리는 것이 있어 사진에 자주 담는다.

 

 

 

철탑에는 아직도 빗방울이 맺혀있다.

 

 

 

누가 이 산중에 칸나를 심어 붉게 꽃을 피우는지 그 사람 마음은 따뜻할 것이다.

지나가는 길손 마음도 훈훈해진다.

 

 

 

햇볕 닿는 곳은 이끼가 없는데, 햇볕 닿지 않는 곳은 이끼가 끼어

놀라운 자연의 힘을 본다.

 

 

 

돌배나무

돌배나무가 북쪽을 향해 가지를 피우고 정작 남쪽으로는 가지가 없다.

 

돌배나무의 처절한 몸놀림

▽

 

 

 

 

 

멀리서 본 원적산은 참 잘 생긴 산인데,

정작 숲 속에는 잘 뻗어 오른 나무가 있고, 또는 이렇게 얄궂게 뻗은 나무도 있다.

마치 우리의 삶처럼.....

 

 

 

원적산 정자에 올라 커피를 마시며 여유를 부린다.

 

 

 

팔각정자 아래 해바라기꽃은 해를 보지 않고 등을 돌리고 있다.

 

 

 

청라국제도시가 멀지 않는데 비 온 뒤라 멀리 보인다.

 

 

 

우리동네 원적산은 인천 부평구와 인천 서구를 경계하는 낮으막한 산이다.

멀리 보이는 인천의 주산인 계양산에서 철마산, 원적산, 호봉산 그리고 약산, 만수산을 지나 시흥 소래산, 부천 성주산까지

인천과 부천 지역 서해안을 감아도는 산의 일부로 앞에 보이는 곳이 원적산 정상이다.

 

 

 

 

 

 

 

 

원적산 둘레길을 비 내림으로 다 돌지 못하고 등산로로 들어서 팔각정과 원적산 정상을 지나

깔딱 계단을 내려와 카메라에 담는다.

 

 

 

깔딱 계단을 카메라에 담는데 둘레길을 걷던 어떤 분이 말을 건넨다.

자기도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한다며

지금 서구 문화원 갤러리에서 사진 전시회가 열리는데 구경하면 도움이 될 거라며 함께 둘레길을 돌아 전시회 구경하잔다.

나는 둘레길을 다 걷지는 못했지만, 이미 산에 온 지 3시간이 지났는데.

 

60년을 넘게 살면서 정작 목사 직분을 가진 분과 처음으로 산길 걸으며 사진과 삶에 대한 얘기를 약 3시간에 걸쳐 나눴다.

나보다 4년 선배이시며 문화원 사진 동우회원이며 가까운 교회 목사란다.

목사가 아니었다면 소주라도 한잔 하며 얘기를 나눴을 터인데.....

 

여태 종교를 가지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종교를 가져야겠다는 마음을 요즘 느끼고 있었는데, 그분이 담임으로 계신 교회도 보고 귀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