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치마 꽃
느지막한 나이에,
수려한
미소
잃지 않고
날듯
말듯
향기 품은
널
만날 수 있음은 서설(瑞雪)의
기쁨이다.
삭풍에 꺾이지 않고
한설에 울지 않으며
모질게
항거(抗拒)하다
함박꽃 닮은
보름날
산고(産苦)도 잊은 체
고운
처녀치마 꽃
널
만질 수 있음은
해거름 나의 행복일 것이다.
고독에 울어
보타진
가슴
거친 호흡 누이어
무딘
내 젖꼭지 물리고
징하게
몸살
앓겠지만
차마
사랑
말하지 않으리라.
다만,
너
추울까
사위어 가던
불꽃
사르리니
이제는,
널 닮은
향기 품을 수
있게
마지막
네 빛깔의향연(饗宴) 내게 베풀어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