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홀로
고즈넉한 산길
들어
나의
나와
속 얘기 나눌 수 있음이
내가
혼자 걷는 이유이다.
함박꽃 닮은
보름달
밟으며
열두 방천
밤길
이 십 리
걸어
먼동
즈음
터벅터벅
산모퉁이
돌 때
그
새
참지 못하고
저만치
고개 숙여 날 기다리던
자주빛
꽃.
이제는
까실까실 말라 비틀어진
가슴에
봄 되면
먼
동네
돌담 너머 하얀 목련으로 피어
애써
짓는
낯선 웃음에
반백
가슴 언저리 묵직해지는 기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