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월사(望月寺)
종일
도봉
싸돌다
무릎 시큰하고
목구녕
탁해
도봉
왼쪽 젖두덩에서 나오는
석간수 마시러
들른
망월사.
보약도
과하면
독이라는데
거푸
두 바가지 목구녕에 부으니
뱃속이 꿀렁꿀렁.
나
망월사
내려가고 싶지 않네.
304명
귀허디 귀헌 목숨 앗아간
세월호
그 참사
내 탓이라며
끈적끈적한 눈물 짜 보이며
국민 심금 도둑질한
뻔뻔스런 얼굴도 보기 싫고,
선임병에게 맞아 죽은 윤 일병 구타 사건
보고받지 못했다며
국민을 우롱하는
더러운 짓거리도 보기 싫고.
일제 침탈 36년
우리 말과 글
정신과 땅과 하늘을 잃어버린 날들이
자기들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라는 뻔질뻔질한 주둥이도 싫어,
나
망월사 머물며
수락으로 오르는 둥근 보름달 보며
그들
향해
시원하게 오줌 한 번 갈기려 하네.
어느새
이 골 저 골
범종
부질없이
바삐 돌아다니다
석간수
한 통 담아
마누라에게 갖다 주라며
나에게
범어로
어서 내려가라 말씀하시네.
이왕
내려간다면,
도봉산역전
주막 들러
막걸리 두어 사발 목구녕에 부어
복잡한 전철 안에서
트림하면
더러운 기분 나아지려나
그러면
웃음 나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