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 몰랑에서
바위틈
홀로
이름 잃은 꽃.
암벽 모퉁이
한곳
신령님 은덕으로 뿌리내려
비 내리고
안개 드리워도
미소 곱다.
더럽고
냄새난 몸인 것 잊고
다가서는 날 보고
비우라
비우라
더 비우라
웃으라
웃어라
더 웃으라 하네.
2014년 4월부터
땡볕
지금까지
아~
더러운
한반도
불의에 저항하지 못하고
도둑 같은
검은 그림자
피해
고개 숙이며 처벅처벅
홀로
도봉에
서
차마
탐욕과 이기에 젖어 역겨운
한반도 내려다보며
숨죽인다.
어차피
부는 바람에 날릴
한 줌
흙
나
다시 나아가리라
가서
저항하리라.
꽃의
미소처럼 나도 따라
웃으니
내 마음의 향기
비 되고
안개 되어
도봉
세 몰랑을
포근히 감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