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심(春心)
해 질 녘
문득
누군가 그리우면
처마 밑에
호롱불
밤새 밝혀 두고
베갯잇에 귀 대고
기다리다
잠든,
그리워한다는 일은 참으로 애틋한 일이다.
긴 겨울
동토 어딘가에서
얼어 죽지 않으려 발버둥 치다가
온갖
아양 떠는 햇살이
싫지 않으면서도
기다린 시간의 아픔에
홱 돌아서는
미련
기다린다는 일은 참 애틋한 일이다.
나를 기억하지 않을지라도
나는 잊지 못하는
사람
쫀득쫀득한
그리움
흐물흐물한
목마름
사랑한다는 일은 실로 애틋한 것이다.
내 아내 이름이 춘심(春心)이라
봄은
더욱 아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