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짓달 스무날 밤에
눈이라도 내리면
내 기억
묻으련만
동짓달 스무날 밤,
누구
기다릴 이유
없고
올 사람도 없는데
어둠에 묻힌 겨울나무처럼
혼자
서성이다가
뜬금없이
하늘 별에
보고싶다고 토해버린
아픔.
젊은 날
낙타의 눈빛이 머문 아라비아 사막
어느 곳에서
독한 라크의 목넘김과 낯선 이방인의 내음으로
밤새
낙타는 울더구만
반백중년
여태
알싸한 그리움으로 남아
먼
불빛 지나는
텅 빈
들녘
검은 코트자락 날리는 바람소리 들으며
동지 팥죽
새알
씹듯
맥없이
누군가 기다려지고
보고 싶어
혼자
아픈
눈도 오지 않는
동짓 스무날 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