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만리포에서
왔다 갔던 길
다시
와
우리가 숨었던
한적한 그곳에 앉아
비워진
널
안는다.
너와 함께할 땐
하늘
푸르듯
만리포
바다
푸르던데
오늘은
만리포
빨간 등대마저
검다.
하늘도
바다도
늘
푸른 줄 알았는데
내가 세상을 알 수
없듯
바다도
여러 얼굴을 가졌구나.
문득
생각나면
언제부턴지 눈물 나는 것은
왜일까.
차마
소리 내지 못한
나
대신
바다가 울고
가슴 찢어지는
내 고통
대신
바다가 파열된다.
그래
홀로의 발자욱조차도
지워버리고
간다.
아!
12월 만리포
바람이
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