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련사 동백꽃
다산이 걸어 다져진
천 리
길
물어물어
찾아온 맑은 땅
강진
흙먼지
목
갈(渴)해
컬컬한
막걸리 한 사발
비우니
어느새
홍등
밝히시어
내딛는 걸음마다
눈물
알싸하네
맨발로
저벅저벅
숨 가쁘게 돌아가는 길
뎅그렁
백련사 속없는
종 소리
놀라
툭
떨어지는 동백꽃
마음 둘 곳 없는
가난한
반백 중년 가슴에
떨어져
물들고
물들어 붉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