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부(裸婦)의 눈물
장수의
호흡 거친 말 타고 전등사 가는
길
삭풍이
뺨을 치고 혀 내밀며 저만치 돌문으로
사라진다
전등사 대웅전 처마
밑
발가벗은 여인이 몸을 움츠리고 있다
추위에
몸을 도사린 것일까
창피한 것일까
내 마음이 정(淨)하면 이웃도 그렇게 보인다는데
여인의 울음을
본다
지난날
탐욕의 부끄러움을 참회하는
울음
그 울음
눈
되어
천
년
나뭇 가지
만
년
바위 위에 내린다
강화도
전등사 대웅전 처마 밑
나부(裸婦) 울음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