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의 적막(寂寞)
순수의
허공을 관통하던
찬 기운
움츠린 고목의 거친
고뇌
재우면
밤새
구석구석 계곡 핥던
바람
안개 이불 둘러쓰고
잠꼬대
한다.
성가 부르던
검은 차도르 쓴 매미는
어디로 갔을까.
길 잃어
산속을 헤매이던
샘물
애태운 처마 밑 풍경
목
축여주면
밤새
외로움에 잠 못 이룬
길손
여명의 적막함에
두 손
모은다.
무릎 꿇고
불경 외우던 귀뚜리는
어디로 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