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비
우두두 우두둑
콩
쏟아지듯
어둠 깰까
바람도
발 죽이는 데
곤궁(困窮)한 새벽
비
내린다.
누군가 갈망하면
바람
분다는데
그리워할 사람도
없는
가슴.
언제 그칠지 모르는
세찬
빗줄기처럼
언제
떠날지 모르는 것이
사랑인데
까닭 없이 행복해지는 줄만
알았던
날.
떠난 것은
두 번 다시 기다리지
않는
나이 든
내
공간(空間)에
한 줄기 바람 없어도
외로운
몸짓
흙냄새
뽀드득
후각을 자극하며
기다림을
허용
하는
배려(配慮)의
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