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
한 번도 안부 전하지 못했어도
이맘때면
늘
내 곁에 서는 널 보면
눈물 저려
어디서 어떻게 지냈는지
묻지 않으리.
이끼 낀 성곽끝에 꼰지발 서서
앞가슴 여민
정숙한 여인을 닮아
누군들
좋아하지 않을까만,
나의 가난한 욕심은
널 감춰두고
보고 보고 또 보고 싶은데
숨길 수 없는 바람끼
어쩔 수 없어
널 데리고 하늘로 오르리라.
시린 하늘
서럽게 물드는 노을 위에
나뭇잎 몇개
띄워
널 끌어안고 밤새 울며
별따라
달따라
원없는 고독의 항해 하리라
정말
황홀하면 나는 울었다
말 대신
울었다.
시월,
더 감출 수 없는 외로운 떨림에
이제와서
차마
울고 싶어도 울지 못한다고
말하지 않으리
길 가다
솔잎 틈새로
뜬금없는 기러기 울음에 놀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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