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들녘
아직
마르지 못한 들풀이
떨고
가을 내
힘겨웠던
농로(農路)는
어깨를 움츠리며 혼자
간다.
들 멀
희미한 불빛 틈새로
눈 내리던
먼
어느 밤
파르르 떠는 손 잡고
걷던
열두 방천.
이젠, 울며 날던 철새도 아니 오고 상처뿐인
혼자
있는데
반백 중년 뜬금없이
알몸으로
그곳을 서성인다.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내일
그곳에
눈이라도 펑펑 내리면 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