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混沌)
어둠 내린 뒤
먼 불빛은
이리도 많은 무서리를 내리는가.
탱탱히 솟은 젖가슴은
희뿌연
불빛 뒤로
말없이 끌려가는
노예에게
마른 목구멍을 적시게 한다.
어둠 속
나의 뇌에,
어둠 속
나의 눈에,
어둠속
나의 마음에
그댈 가둬 두고 싶어
가까이하면
떡 벌린
가랭이 사이로
지체없이
배설해 버리는
허무.
사람아,
사람아,
사랑했던 사람아
내가
그리워한 사람아
오늘도
쓸쓸히
그대 없는 빈 거리를 헤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