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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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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얼어붙은 대지 어디에 

숨었다가

아름다워라,

 

젖은 가슴 감출 수 없는

저 모란꽃.

 

빈 바람 소리만 휘돌던

계곡에

신비로워라,

 

옛이야기처럼 재잘대며 

물 내리는 소리.

 

잊지 못할

첫 키스의 긴 여운

황홀하여라,

 

가물거린 기억의 라일락

향기.

 

5월은 눈부시고

5월은 청아(淸雅)하며

5월은 향기로워라.

 

찔레꽃 하얗게 피고

클로버 깔린

꽃길

 

되새김질하는 암솔 시샘하며

하늘 오르는

종다리

 

에메랄드 파도 겹겹이 밀려오는

시오리

열두 방천

 

꽃시계 차고

팔딱팔딱 뛰는 허연 목에 꽃목걸이 걸어주며

해 지는 줄 몰랐는데

 

비틀어진 가슴

어디쯤

와 버린 것일까.

 

그 보리밭, 하늘 종달새

그 길 

그 내음은

같은데

 

아즈녁히 다리 너머

성당 

종소리

 

덩그렁

덩그렁

흰 찔레꽃 머리에 꽂고선

 

혼자

그 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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