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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배롱나무 꽃-3

 

 

배롱나무 꽃-3 

 

그 밤

천둥번개는 그렇게 천지를 가르고

비 내리더니만

 

어둔 빗속에서

산고(産苦)

얼마나 두려웠는가. 

 

가슴을 풀어헤쳐도

시원찮을 

염천

 

야무지게

붉은 가슴 

여미며

 

석 달

열흘

피고 또 핀다.

 

누구

기다리는

사람 있는가.

 

살아온 날이

고개 숙인

나처럼

 

허기지고 한스러우면

주저앉고

싶은데

 

빗줄기만

손님처럼 내리다 사라지는

간이역

 

누구

사람 있는가.

 

이유없이 떠도는

반백

중년

 

숨가빠

못 만지고 저만치서

바라본다.

 

지나온 허물

만지며

그 정염(情炎) 훔쳐본다.

 

-시작 노트-

 

불볕 더운 날,

기차도 서지 않는 간이역에 몇 그루 목 백일홍이 인적과 관계없이 보란 듯이 꽃을 피우고 있었다.

얼마나 그리우면 장맛 속에서 꽃을 피워

염천에서

붉은 속살을 내보이며 기다리는 것일까?

 

문득

나를 돌아볼 수 있었다.

 

롱나무 꽃말 : 떠나간 벗을 그리워 함

목백일홍(-紅) =자미화(紫薇花)=백양수(伯痒樹)=만당홍(滿堂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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