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의 기다림처럼.
비 내리는 저녁이면
그대가
우산을 받으며
내게 오신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지난밤
비는 그렇게 내려
홀로
길을 나섰다가
힘없이 돌아와 누운
내게
그대의 손길인 양
아침 햇살이 찾아와
나를 만질 때
으스러지는 황홀을 느꼈습니다.
사랑이 깊으면 그리움은 더하는
능소화의 기다림처럼,
담장에 기대어
바람에 흔들리며
비에 젖어도
그대로 인해
빗속에서 그리움을 배우고
바람속에서 슬기를 배웠습니다.
허구헌날
기별은 없을지라도
비 내리는 저녁이면
우산 없이도 그대가 내게 오신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