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46송이
이별의 길목에 서서
잠 못 이루다
말없이
뚝
떨어져 버린
꽃 46송이.
하늘은 비를 내리고
대지는
밤새워
바람을 일으켰다.
왜
떨어져야 했는가?
겨우내 움추렸던 초목은
이제
꽃을
피우려는데
꽃보다 아름다운 우리의 아들
떨어진 꽃 46송이의 아픔에
이 땅의 봄은
하루도
맑은 날 없었다.
누구를 위한
죽음이며
무엇을 위한
산화인가?
무능을 감추기 위한
저 붉은 입술들의
유희.
하늘이
비와 바람과 우박을 4월 봄날에
이 땅에 퍼 붓는 이유를
그들은 알까?
입 꿔 매고
귀 막고
눈을 감는 나의 이유를
46 영령은 알리라.
영령이시여,
세상 인연
영원한 것 없답니다.
나고 멸하는 것이
우리의 여정이랍니다.
젖지 않게
잘 가시어
마른 곳에서 편히 쉬세요.
그래도
그래도
가슴이 터지고
눈물이 나는 것은
......
......
그래서
밤새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